저는 학교 다닐 때도 영어를 못했고, 회사에 들어 갔을 때도 그나마 알던 영어도 거의 잊어버려서 알파벳과 I am a boy, You are a girl 정도만 아는 실직적인 "영어 문맹"이었습니다.
사실 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살면서 영어를 몰라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업무에 지장을 주게 되고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영어를 잘했으면 나에게 올 수도 있었던 많은 좋은 기회들이 그냥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결혼해서 아이까지 생기니, 영어는 반드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영어시험 점수 같은 건 저에게 큰 의미가 없었으니 , 시험공부가 아닌 어떤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할까 알아보다가 영어원서 읽기를 해보기로 결심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문작으로 추천을 해준 "매직 트리 하우스"도 저에게는 너무 어려워서 읽지를 못했습니다.
더 쉬운 책을 찾아서 조금씩 읽어나가니 점점 내용이 이해가 되고, 비록 쉬운 동화책이지만 내가 영어로 글을 읽는 다는데 많은 희열을 느끼게 되더군요.
마치 여섯 살 어린아이가 한글을 배워 길거리에 있는 간판이란 간판은 모두 읽으면서 즐거워 하듯이,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늦은 나이에 초등교육을 받으면서 느끼는 문맹을 극복하는 즐거움처럼 말이에요.
물론 지금도 영어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를 해보면 영어 자체에 많이 익숙해 졌다는 걸 느낍니다.
이제 잡설은 그만하고 제가 느낀 효과적인 영어 원서 읽기 방법을 공유합니다.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준 "매직트리하우스"도 저에게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개인별로 영어 실력도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쉽지만 저 같은 '영알못(영어를 알지 못하는)'에게는 어려운 경우가 많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처음에는 막힘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을 고르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 수준을 수치화 해서 알고 있는 것도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를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준별 독서를 위해서 Atos Book Level, LEXILE 지수 등이 있으며, 저는 주로 Atos Book Level을 참고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어린왕자는 Atos Book Level이 5.0이고 총 단어수는 16,534 입니다.
매직트리 하우스의 BL (Book Level)은 2.6~3.4 정도였는데, 저에게는 어려워서 제가 처음 골랐던 책은 BL 1.9 정도 였습니다.
처음 원서를 읽을 때 추천하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1점대 후반 : Fancy Nancy 시리즈, The Berenstain Bears 시리즈
2점대 초중반 : Clifford 시리즈, Franklin 시리즈, Arthur 시리즈
2점대 후반~3점대 초중반 : Nate the Great시리즈, Marvin Redpost 시리즈, Magic Tree House 등
3점대 중후반 : A to Z 시리즈, My Weird School 시리즈
4점대 : NewBerry 시리즈
어느 정도 읽다 보면 내 수준이 어느 BL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다만 같은 BL인데 개인별도 쉽고 어려움의 차이는 있습니다.
저는 A to Z보다 My Weird 시리즈가 더 쉬었고, Nate the Great가 Arthur 보다 더 쉬웠습니다.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읽는다
좀 어려운 말이기는 한데, 외국어를 읽고 우리말로 변환 한 다음 머리 속으로 이미지를 연상하게 되면, 시간도 많이 걸리 뿐 아니라 이미 우리말로 한번 변환이 되었기 때문에 원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방법이 직독 직해와도 많은 관련이 있고 스피드 리딩과도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 자체가 우리말과 1대1 대응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림으로는 1대1 대응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예를들어 "매직 트리 하우스" 1권에 "Annie dropped to the ground."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애니(Annie)는 땅으로(to the ground) 뛰어 내렸(drop)습니다." 라고 번역한 후에 이미지를 연상하지 말고
곧 바로 아래 이미지를 떠올리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재미있는 건 영어 문장과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일대일 대응이 되기 때문에 우리말보다 영어가 이미지화 하기가 쉽습니다.
아래처럼 말이죠
책을 계속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영어 문장의 이미지를 그려보려고 노력을 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 지고 나중에는 자연적으로 연상이 되는 경지에 도달한다고 하네요. 저도 빨리 그 경지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
한번 읽을 때 전체적인 줄거리만 따라가며 읽었다면, 다시 읽으면 좀더 세세한 내용까지 알게 되고 새로운 표현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최소 2번에서 3번은 읽어 주는 게 좋은데, 사실 이미 읽은 책을 또 읽는 건 지겨운 일이기도 하죠.
그래서 여러 책을 읽다가 "이건 한번 더 읽어 볼만하다"란 책을 만나게 되면 여러 번 반복해 보세요.
그것도 힘들다면 Magic Tree House나 Nate the Great처럼 시리즈나 한 명의 작가가 쓴 책을 연속으로 읽어도 반복과 흡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딸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건반의 음을 다 배웠어도 코드를 모르면 피아노를 치기 힘들고 코드를 다 배워도 노래 하나를 잘 치지 못 하더라구요. 계속해서 노래 하나를 반복해서 연습을 하면 드디어 그 노래 하나를 잘 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노래로 넘어가면 또 마찬가지로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계속 해서 노래를 하나 하나 정복해 나가다 보면 이젠 노래하나를 새로 익히는데 처음보다는 많이 수월해 집니다.
더 쉬운 노래는 연습 없이도 잘 치게 되구요.
원서 읽기도 피아노 연습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건반은 음(알파벳)을 다 배우고 코드(단어)도 배워도 막상 책(노래)는 잘 읽지 못합니다.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 단어도 익숙해 지고 표현도 익숙해 지면서 이제 이 책은 아주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죠.
그런데 막상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면 또 힘들건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게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다 보면, 점점 새로운 책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또 내 수준보다 쉬운 책을 읽게 되면 처음 읽는 거지만 쉽게 읽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피아노 치는 것과 비슷하게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문법 공부는 궁금한 부분만 공부한다
보통 원서를 읽으려고 하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문법 공부를 시작하는데 1형식부터 좀 하다가 흐지부지 되고..
나중에 다시 원서를 읽으려고 문법 공부를 시작하는 형태가 반복 됩니다.
저는 문법공부가 지겹고 재미가 없었는데, 쉬운 원서를 읽는 건 문법공부 보다 훨씬 재미가 있었습니다. 책을 꾸준히 읽다보면 뜻이 명확하지 않고 궁금해지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때가 문법 공부를 할 타이밍 인 것 같습니다.
뭐든지 궁금할 때 알게 되어야 내 것이 되고 기억도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문법을 공부 할 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학습하지 말고 to부정사면 to부정사, 시제면 시제와 같이 내가 궁금한 부분만 학습 하고 다시 원서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내 수준의 책을 골라서 반복해서 이미지화 하면서 읽으면서 모르는 문법이나 용법, 표현 등을 배워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똑바로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때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적기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도움을 받은 사람도 없고, 비용을 들여서 개인 교습을 받을 돈과 시간도 없을 겁니다. 이럴 때는 인터넷에 온라인 원서 강의를 한 달 정도 들어보면 내가 잘하고 있었는지 어디를 잘 못했는지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 강의를 들으면서 그 동안 내가 학습 해온 것들을 총 정리하게 되기 때문에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EBSLang의 http://www.ebslang.co.kr/main.ebs 의 "원목달"이나 영서당(http://www.yseodang.co.kr/intro/intro/brandGnl.do)이 가격도 부담없고 내용도 좋아서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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